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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다가 어느 순간 음악이 끊겨 있는 걸 발견한 적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꽤 자주 그 상황을 겪었는데, 곡 하나 고르다가 집중이 깨지는 게 결국 더 손해더라고요. 그래서 5시간짜리 K-POP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두고 하루를 보내봤습니다. IVE, aespa, BTS, BOYNEXTDOOR, LE SSERAFIM, BABYMONSTER, RIIZE까지 60곡이 훌쩍 넘는 구성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오래 손을 안 대게 되더라고요.

선곡 구성, 어떻게 짜여 있나
플레이리스트를 처음 틀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큐레이션이 꽤 신경 쓰였겠다"는 거였습니다. 큐레이션(Curation)이란 수많은 곡 중에서 특정 기준으로 선별하고 순서를 배열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단순히 인기 곡을 쭉 나열하는 것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타이틀곡과 수록곡이 섞여 있고, 완전히 새로운 신곡 옆에 몇 년 전 히트곡이 자연스럽게 붙어 있었습니다.
구성을 대략 살펴보면 댄스, 팝, 감성 발라드 계열이 두루 포함되어 있습니다. 에이핑크 "Love Me More", 악뮤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성시경 "나의 하루처럼" 같은 곡들이 에너지 넘치는 아이돌 곡 사이사이에 박혀 있어 숨을 고를 틈이 생기는 구조였습니다. 장르 다양성이라는 면에서 무난하게 합격점은 받을 수 있는 선곡이었습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댄스팝 계열의 밀도가 높다 보니, 2시간쯤 지나면서부터 비슷한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를 나타내는 음악 속도 단위)의 곡이 연달아 붙는 구간이 체감됐습니다. 밴드 음악은 LUCY "전체관람가"와 QWER "CEREMONY" 정도에 그쳤고, 어쿠스틱 색채가 강한 곡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골고루 섞였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중반부 이후로는 장르 폭이 좁아진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 타이틀곡과 수록곡을 섞어 신선함을 확보한 점은 장점
- 댄스팝 중심 선곡으로 2시간 이후부터 비슷한 템포가 반복되는 구간 존재
- 밴드·어쿠스틱 계열은 LUCY, QWER 등 소수에 그쳐 아쉬움
- 감성 발라드 삽입으로 흐름에 완급은 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희석됨
장시간 감상, 실제로 버텨지나
5시간 넘는 플레이리스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의식적으로 들은 건 아닙니다. 제 경우엔 글 쓰는 내내 틀어두고, 화장실 다녀오고, 커피 한 잔 내리고 돌아와도 곡이 아직 흘러가고 있는 그 상황 자체가 편했습니다. 한 번 재생을 눌렀더니 퇴근할 때까지 손 댈 일이 없었다는 게 체감상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트랙 간 전환도 눈에 띄었습니다. 트랙 전환(Track Transition)이란 한 곡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갈 때 분위기나 템포가 얼마나 매끄럽게 이어지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갑작스럽게 분위기가 꺾이는 구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하츠투하츠 "RUDE!" 다음으로 이채연 "No Tears On The Dancefloor"가 이어지는 흐름이라든가, 에스파 "LEMONADE"에서 엔플라잉 "환절기"로 넘어가는 부분은 제가 직접 들어봤을 때 생각보다 자연스러웠습니다.
카페 BGM으로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실제로 비교적 젊은 고객층이 많은 공간이라면 충분히 하루 종일 틀어둘 만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다만 후반 4~5시간대로 갈수록 에너지가 다시 올라가는 곡들이 연달아 배치되어 있어, 차분한 분위기를 원하는 공간에서는 초반부만 루프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장시간 감상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보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조금 더 구간별 분위기 설계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알고리즘 큐레이션이 고도화되면서 인간 큐레이터의 감각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출처: IFPI(국제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음악 소비량의 상당 부분이 스트리밍 플레이리스트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장시간 연속 재생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카페 BGM으로 쓴다면, 어디까지 어울리나
음악을 공간 배경음으로 사용할 때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입니다. 사운드스케이프란 공간 전체를 채우는 소리 환경을 뜻하는 말로, 단순히 "어떤 노래를 트느냐"가 아니라 "그 음악이 공간의 분위기와 얼마나 잘 맞느냐"를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제 경험상 이 플레이리스트는 20~30대 고객층이 주를 이루는 캐주얼 카페나 스터디 카페 쪽에 가장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써봤는데, 오전 작업 시간대에는 IVE "BLACKHOLE", 빌리 "WORK" 같은 초반 곡들이 적당히 리듬감을 잡아주면서도 집중을 방해할 정도로 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후로 넘어가면서 스트레이 키즈 "RUN IT", 에이티즈 "Adrenaline" 같은 곡들이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집중력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부분이 카페 BGM으로 하루 내내 쓰기에는 살짝 걸리는 지점이었습니다.
반면 장점은 분명했습니다. 조용히 앉아서 아무것도 안 틀어둘 때보다 손님이나 작업자 모두 적당히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밀도는 충분히 갖추고 있었습니다. 특히 하트오브우먼 "나를 잃지 않는 방법", 효정 "나의 작은 청춘에게", 로시 "Don't Be" 같은 곡들이 묻어나는 구간은 카페 분위기에 꽤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음악산업 보고서에서도 K-POP 콘텐츠의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는 만큼, 이런 장시간 플레이리스트 형식의 수요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자주 묻는 질문
Q. 이 플레이리스트는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A. 유튜브 채널 @violetstudio_music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별도 앱 없이 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바로 재생이 가능하며, 타임스탬프로 원하는 곡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Q. 5시간짜리 플레이리스트, 작업용으로 집중력에 방해되지 않나요?
A.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초반 2시간 구간은 작업 배경음으로 무리가 없었는데, 후반부 고에너지 구간에서는 리듬에 끌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작업 집중이 우선이라면 초반부만 루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카페에 하루 종일 틀어두기 적합한가요?
A. 캐주얼하고 젊은 분위기의 카페라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분위기가 조용하거나 차분함을 중시하는 공간이라면, 에너지가 올라가는 후반부 구간은 별도로 편집해 쓰는 쪽이 낫습니다. 완전히 틀어두기보다는 공간 성격에 맞게 조정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Q. 아이돌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즐길 수 있나요?
A. "K-POP을 좋아해야만 즐길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성시경, 악뮤, LUCY처럼 장르 색이 뚜렷한 아티스트 곡들도 포함되어 있어, 아이돌 음악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흘려듣기에는 무리가 없는 구성입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 플레이리스트는 "한 번 틀고 오래 잊어버리기 좋은" 실용적인 구성이라고 봅니다. 트랙 전환의 완급 조절, 수록곡과 타이틀곡의 적절한 혼합, 익숙한 아티스트와 낯선 신곡의 배치는 충분히 잘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하루를 써봤는데, 이 정도 구성이면 출퇴근길, 운동, 카페 작업 중 어느 상황에서도 배경음으로 무난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다만 5시간짜리라는 분량에 걸맞게 구간별 무드 분리가 조금 더 명확했다면 완성도가 올라갔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밴드 음악이나 어쿠스틱 계열의 비중을 조금 더 확보하고, 장르 흐름을 시간대별로 설계했다면 더 넓은 공간과 상황에서 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으로 이 채널의 업데이트가 이어진다면, 그 방향성을 한번 지켜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