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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준비를 하면서 그냥 틀어놓을 노래를 찾다가 2시간짜리 케이팝 플레이리스트를 발견했습니다. Hearts2Hearts, RESCENE, aespa, LE SSERAFIM, ILLIT 같은 아티스트들이 한 줄로 이어지는 구성이었는데, 처음엔 그냥 배경음악으로 틀었다가 어느 순간 집중해서 듣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좋기도 했고, 솔직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선곡 구성, 실제로 들어보니 어떤가

공부할 때 플레이리스트를 고르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어떤 분들은 "익숙한 곡 위주로 넣어야 집중이 된다"고 하고, 반대로 "신곡이 섞여야 질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제가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봤는데, 이 플레이리스트는 그 두 가지를 어느 정도 절충한 구성이었습니다.

트랙리스트를 보면 총 35곡 이상이 2시간 4분에 걸쳐 이어집니다. 처음 흘러나오는 Hearts2Hearts의 'Lemon Tang'부터 분위기가 가볍고 청량해서 진입 장벽이 낮았습니다. 이어지는 Secret의 'ICE CREAM', I.O.I의 '갑자기'처럼 익숙한 이름이 중간에 등장하면서 낯선 신인 곡들 사이에서 환기 역할을 해줍니다. 제 경우엔 이 배치 덕분에 초반 20분 정도는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큐레이션(curation)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큐레이션이란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기준을 갖고 골라 배열하는 편집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인기 곡을 모아놓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는 RESCENE, FIFTY FIFTY, izna처럼 최근 활발하게 활동 중인 팀의 곡을 여러 트랙에 걸쳐 배치했는데, 한 아티스트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방식이 일종의 아티스트 소개 역할도 합니다. 저는 RESCENE를 이 리스트 덕에 처음 제대로 들었는데, 'Pinball', 'LOVE ATTACK', 'Deja Vu', 'UhUh'까지 네 곡이 분산 배치되어 있어서 자연스럽게 팀 색깔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트랙 순서를 보면 BPM(분당 박자수), 즉 곡의 빠르기와 에너지 밀도를 고려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앞쪽은 비교적 가볍고 상큼한 곡, 중반부터는 에너지가 올라가고, 후반에 BABYMONSTER, MEOVV, NewJeans, (G)I-DLE 순으로 마무리되는 흐름입니다. 이런 에너지 곡선 배치는 DJ 세트리스트 구성에서도 쓰이는 방식으로, 듣는 사람이 의식하지 못해도 지루함을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출처: Billboard).

  • Hearts2Hearts, RESCENE, FIFTY FIFTY, izna 등 신인~준신인 팀이 고르게 배치됨
  • Secret, I.O.I처럼 인지도 있는 레트로 걸그룹 곡이 중간 환기 역할
  • RESCENE는 네 곡이 분산 배치되어 아티스트 소개 효과
  • aespa, LE SSERAFIM, IVE, ILLIT 같은 메이저 팀이 중후반 기둥 역할
  • BPM 흐름을 고려한 에너지 곡선 구성
요약: 신인 걸그룹 중심에 익숙한 곡을 섞고, BPM 흐름을 조절해 2시간 내내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구성이었습니다.

 

걸그룹 편중, 케이팝 플리의 한계인가 개성인가

이 플레이리스트가 걸그룹 곡 위주라는 점에 대해서 "그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보는 분들도 있고, "다양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저는 후자 쪽이었습니다. 35곡 넘게 들으면서 보이그룹 곡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은 건 중반부를 넘어서였습니다.

확인해보면 aespa의 'WDA (Feat. G-DRAGON)'에 G-DRAGON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게 그나마 보이그룹 색깔에 가장 가까운 트랙입니다. 그 외에는 전부 걸그룹이나 여성 솔로 아티스트 곡입니다. 이 플레이리스트를 접하는 분들 중에서도 "좋긴 한데 보이그룹도 좀 섞였으면"이라는 반응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구성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취향의 문제라기보다는 리스트의 성격 자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게 필요한 지점입니다.

장르 다양성(genre diversity) 측면도 짚어볼 만합니다. 여기서 장르 다양성이란 하나의 플레이리스트 안에서 팝, 댄스, R&B, 록, 발라드 등 서로 다른 음악 형식이 얼마나 고르게 포함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이 리스트는 댄스팝과 걸크러쉬(girl crush) 계열 곡이 주를 이루고,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발라드나 R&B 계열 곡이 거의 없습니다. USPEER의 'Wicked Game'이나 Hearts2Hearts의 '처음투성이' 같은 곡이 간간이 숨통을 틔워주긴 하지만, 전체 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습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케이팝 걸그룹 장르의 점유율이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출처: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이런 흐름을 보면 걸그룹 중심의 플레이리스트가 시장 반응을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취자 입장에서 아쉬운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2시간짜리 리스트에서 이렇게까지 장르 분포가 한쪽으로 쏠릴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플레이리스트가 가진 힘은 있습니다. 케이팝 걸그룹의 현재를 한 번에 훑고 싶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이 집중도가 장점이 됩니다. AtHeart, KiiiKiii, A-plus, SAY MY NAME처럼 대중에게 아직 낯선 팀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름을 새로 메모하게 된 곡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꽤 솔직히 좋았습니다.

요약: 걸그룹 편중이 뚜렷해 다양성 면에서는 아쉽지만, 현재 케이팝 걸그룹 씬을 한 번에 파악하려는 분들에게는 오히려 강점이 되는 구성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 플레이리스트는 어떤 상황에 들으면 좋은가요?

A. 제가 직접 출퇴근, 공부, 가벼운 운동, 드라이브 네 가지 상황에서 틀어봤는데, 가장 잘 맞는 건 드라이브와 집안일 할 때였습니다. 가사에 집중하지 않아도 곡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배경음악으로 쓰기 부담이 없습니다. 깊은 집중이 필요한 작업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과 잘 맞는 구성이라고 느꼈습니다.

 

Q. RESCENE(리센느)는 어떤 팀인가요?

A. 이 플레이리스트에서 'Pinball', 'LOVE ATTACK', 'Deja Vu', 'UhUh'까지 네 곡이 실린 팀입니다. 제 경우엔 이 리스트를 통해 처음 제대로 접했는데, 곡마다 색깔이 꽤 달라서 팀 자체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자세한 프로필은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보이그룹 곡은 없나요?

A. 실질적으로는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aespa의 'WDA'에 G-DRAGON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곡이 유일하게 가까운 트랙입니다. 처음부터 걸그룹·여성 아티스트 중심으로 기획된 플레이리스트로 보이고, 그 점을 미리 알고 접근하면 실망이 없습니다.

 

Q. 2시간이 넘는데 중간에 질리지 않나요?

A. 이 부분이 저도 제일 궁금했는데, 실제로 들어보니 중반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1시간 30분 이후부터는 비슷한 분위기의 곡이 연속되면서 집중력이 분산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전체를 한 번에 듣기보다 1시간 단위로 나눠 듣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 플레이리스트는 현재 케이팝 걸그룹 씬의 단면을 꽤 성실하게 담아낸 리스트입니다. 걸그룹 편중이나 장르 다양성 부족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그 한계 안에서 BPM 흐름과 아티스트 배치를 나름대로 고려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제 경우엔 처음 접하는 팀을 여럿 발견하는 수확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한 번 들어볼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구성에 계절감 있는 곡이나 밴드·솔로 계열 곡이 조금 섞인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리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새로운 케이팝 곡을 발굴하고 싶다면, 한 번 틀어놓고 마음에 드는 곡 제목을 메모해두는 방식으로 활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저는 그렇게 했고, 꽤 괜찮았습니다.

참고: http://www.youtube.com/@jin__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