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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맨 실사영화" — 《마스터즈 오브 유니버스》(Masters of the Universe, 2026)
- 감독: 트래비스 나이트(Travis Knight)
- 주연: 니콜라스 갈리친(Nicholas Galitzine) — 아담 왕자/히맨 역, 카밀라 멘데스(Camila Mendes) — 틸라 역, 자레드 레토(Jared Leto) — 스켈레톤 역, 이드리스 엘바(Idris Elba) — 던컨/맨앳암즈 역, 앨리슨 브리(Alison Brie) — 이블린 역
- 개봉: 2026년 (한국 6월 5일 개봉, 미국과 동시)
- 러닝타임: 약 132~140분 사이 (지역 상영관별로 133분/140분 등 표기가 달라 스튜디오의 공식 확정치가 다소 엇갈리는 상태입니다. 씨네21은 140분으로 표기)
- 시청: 말씀하신 넷플릭스가 아닙니다 — 이 영화는 아마존 MGM 스튜디오 제작으로, 극장 개봉 후 전 세계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에서 스트리밍 중입니다. 넷플릭스가 아닌 프라임 비디오가 정확한 시청처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히맨 실사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저는 그냥 화려한 판타지 액션 한 편 즐기고 끝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영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한동안 떠나질 않았습니다. 전설과 동화 속 존재들이 공존하는 이터니아, 그리고 그 세계에서 도망치듯 지구로 떨어진 왕자 아담의 이야기. 단순한 오락 영화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걸 건드리는 작품이었습니다.

이터니아라는 세계, 그리고 도망친 왕자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저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왕자가 왜 이렇게 약한가? 아담은 이터니아의 왕자이면서도 또래 친구 틸라보다도 싸움이 약하고, 아버지 랜도 왕에게도 못마땅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보통 판타지 영화라면 주인공이 처음부터 범상치 않은 잠재력을 드러내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그 기대를 빗나갑니다.
이터니아라는 세계관은 '히맨과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He-Man and the Masters of the Universe)'라는 원작 애니메이션과 완구 시리즈에 기반합니다. 여기서 이터니아란 전설의 존재들과 마법이 공존하는 행성을 의미합니다. 그 핵심에는 '힘의 검(Sword of Power)'이 있는데, 이 검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이터니아의 수호자 히맨으로 변신할 수 있는 열쇠 같은 존재입니다.
스켈레토의 침략이 시작되면서 이터니아는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왕실 근대장 던컨이 랜도 왕 일행을 피신시키지만, 결국 스켈레토 군단에 의해 왕은 무릎을 꿇고 맙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제가 느낀 건 단순한 위기감이 아니었습니다. 아담이 도망쳐야 했던 이유, 검을 잃어버린 채 지구에 불시착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얼마나 철저한 패배에서 비롯됐는지가 실감 나게 전달됐거든요.
이터니아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채 지구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아담. 이 설정 자체가 이 영화가 단순한 '힘센 영웅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주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 이터니아: 전설·마법 존재들이 공존하는 판타지 행성, 원작 애니메이션 기반 세계관
- 힘의 검: 히맨으로 변신하는 열쇠이자 이터니아의 수호 상징물
- 아담: 싸움을 싫어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왕자, 지구에서 평범한 삶을 살던 인물
- 스켈레토: 힘의 검을 노리고 이터니아를 침략한 주적, 영화의 핵심 빌런
- 캐릭터/배우: 아담 왕자(Prince Adam) / 히맨(He-Man) — 니콜라스 갈리친(Nicholas Galitzine) 분 / 스켈레톤(Skeletor) — 자레드 레토(Jared Leto) 분
- 상황: 지구로 추방되어 있던 아담 왕자가 마법의 검을 되찾고 그레이스컬 성으로 돌아와 정식으로 히맨으로 변신, 스켈레톤에 맞서는 장면입니다.
성장서사의 핵심 — 검이 부서진 순간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클라이맥스의 액션 씬이 아닙니다. 힘의 검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입니다. 아담이 스켈레토와 맞서던 중 의지해왔던 검 자체가 부서지는데, 그 순간 아담은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소서리스(Sorceress)가 나타나 아담에게 진실을 말해줍니다.
소서리스란 그레이스컬 성을 지키는 마법의 수호자를 의미합니다. 그녀가 아담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진정한 힘은 검이 아닌 자신의 내부에서 나온다는 것. 이 순간은 영화의 성장서사(Coming-of-Age Narrative) — 쉽게 말해 주인공이 시련을 통해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서사 구조 — 의 정점입니다.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장면이 꽤 오래된 교훈처럼 들릴 수 있지만 연출의 타이밍이 절묘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버지 랜도 왕이 스켈레토에게 목숨을 잃고, 힘의 검마저 사라진 상태에서 아담이 포기 직전에 놓이는 흐름. 그 연속적인 박탈 이후에 각성이 오기 때문에 메시지가 공허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솔직히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아담의 감정 변화가 조금 빠르게 처리된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이 이야기 전개의 연료로만 소비되는 것 같아서, 캐릭터가 그 감정을 충분히 소화하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스켈레토 역시 힘의 검을 원하는 이유나 과거 배경이 좀 더 있었다면 단순한 빌런 이상으로 기억됐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 인물이 이야기를 통해 내면적으로 변화하는 궤적 — 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담은 분명한 3단계를 밟습니다. 두려움과 회피 → 상실과 직면 → 내면의 힘 각성. 이 구조 자체는 탄탄합니다. 다만 각 단계 사이의 감정적 밀도가 조금 더 높았다면 훨씬 깊은 인상을 남겼을 것 같습니다.
영웅 서사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구조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조셉 캠벨(Joseph Campbell)이 정리한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이론(출처: The Joseph Campbell Foundation)에서 '시련의 최심부(The Innermost Cave)'와 '부활(Resurrection)' 단계가 이 영화의 검이 부서지는 장면과 이후 각성 장면에 정확히 대응합니다. 이 이론적 틀로 보면, 영화가 고전적인 영웅 서사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사(인용): 히맨(아담): "By the power of Grayskull, I HAVE THE POWER!!" (변신 완료 대사, 원작 시리즈의 상징적인 대사를 실사영화에서도 그대로 사용)
스켈레톤: "You may have the power, but you're too scared to use it." (변신 전 아담을 도발하는 대사)
영웅서사가 지금 왜 유효한가
영화를 보고 나서 저는 한 가지 질문을 계속 붙들게 됐습니다. 왜 지금 시대에 이런 영웅서사를 다시 꺼내 드는 걸까? 히맨은 원래 1980년대를 풍미한 캐릭터입니다. 그 시절의 감성을 2020년대로 가져오는 건 단순한 향수 소비일 수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그것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영화가 보여주는 히맨, 즉 아담의 이야기는 결국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어쩔 수 없이 영웅이 되는 과정'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걸 갖춘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싸우기 싫어하고 자신 없어 하던 평범한 인물이 가족과 친구를 지키기 위해 두려움을 넘어서는 이야기. 이 구조는 시대를 가리지 않고 공감을 끌어냅니다.
틸라와 던컨의 존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틸라는 스켈레토의 침략 당시 아버지 던컨이 걱정돼 혼자 돌아왔고, 던컨은 그 이후 주정뱅이 노숙자로 전락해 있다가 딸에 의해 구출됩니다. 이 두 캐릭터는 아담의 독립적인 성장을 받쳐주는 앙상블(Ensemble)로서 — 앙상블이란 주인공 주변을 구성하는 조력자 캐릭터 군을 뜻합니다 — 꽤 효과적으로 작동합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특히 던컨 구출 장면이 예상보다 감정적 무게감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실사화된 판타지 영화가 성공하려면 세계관의 설득력이 핵심입니다. IMDb 기준으로 판타지 실사 어댑테이션의 관객 평점은 원작 팬층의 기대와 신규 관객의 진입 장벽 사이에서 늘 갈등을 빚습니다(출처: IMDb). 이터니아와 지구를 오가는 이중 배경 설정은 흥미로운 장치이지만,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세계관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실질적인 약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영화를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결말 때문입니다. 모든 걸 이겨내고 스켈레토를 물리친 아담이 히맨으로 변신하는 마지막 장면. 그 장면이 단순한 승리의 이미지가 아니라, 오랜 회피와 상실 끝에 마침내 자기 자신을 받아들인 사람의 표정처럼 보였거든요. 그 점 하나가 영화 전체를 살리는 것 같았습니다.
IMDb: Masters of the Universe (2026)
로튼토마토(이 영화 페이지): Masters of the Universe (2026) | Rotten Tomatoes
감독 인터뷰 기사: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이 아담(히맨)과 던컨(맨앳암즈)의 관계 및 80년대식 남성성 테마에 대해 밝힌 인터뷰 — "They teach each other something. They learn from each other, and they both are better because of it." (출처: Geeks of Color 인터뷰)
자주 묻는 질문
Q. 히맨 실사영화, 원작 애니메이션을 몰라도 볼 수 있나요?
A. 제가 직접 봤을 때 원작을 전혀 몰라도 이야기 자체는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터니아의 세계관이나 소서리스, 그레이스컬 성 같은 설정들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아 처음 보는 분들은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원작을 아신다면 디테일을 더 즐길 수 있고, 몰라도 성장 서사 자체는 충분히 감상 가능합니다.
Q. 스켈레토는 왜 힘의 검을 원하는 건가요?
A. 영화 안에서 스켈레토는 힘의 검이 가진 전능한 능력 자체를 탐내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터니아를 침략해 랜도 왕을 굴복시키고 그레이스컬 성까지 장악하려 한 목적도 결국 검의 힘을 손에 넣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그의 과거나 동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점은 저도 아쉽게 느꼈습니다.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보여줬다면 훨씬 강렬한 악당이 됐을 텐데요.
Q. 힘의 검이 부서져도 히맨으로 변신이 가능한가요?
A.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바로 이 질문에 있습니다. 소서리스는 아담에게 진정한 힘은 검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서 나온다고 알려줍니다. 검이 부서진 이후 아담이 각성해 히맨으로 변신하는 장면이 클라이맥스인데, 이 설정 덕분에 영화가 단순한 '마법 무기 의존 서사'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Q. 틸라는 히맨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A. 틸라는 아담의 어릴 적 친구이자 왕실 근대장 던컨의 딸입니다. 지구까지 아담을 찾아와 위기에서 구해주고, 이후 이터니아로 돌아가는 여정에서도 함께합니다. 제가 보기에 틸라는 단순한 조력자를 넘어서 아담이 현실을 직면하도록 자극하는 인물로, 영화에서 생각보다 비중이 큽니다.
결론
히맨 실사영화를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영화는 완벽한 작품이 아닙니다. 세계관 설명이 부족하고, 캐릭터의 감정 변화가 다소 급하게 처리됩니다. 스켈레토가 더 입체적인 악당이 됐다면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영웅은 특별한 힘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 중요한 순간에 용기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나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힘의 검이 부서진 뒤에도 포기하지 않는 아담의 모습은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원작 팬이라면 향수와 아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고전적인 성장서사 한 편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아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한 번쯤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