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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프랑스 원작을 이미 봤다는 이유로 한동안 손이 안 갔던 영화인데, 막상 보고 나서는 꽤 오래 여운이 남았습니다. 전신마비 재력가와 전과자 출신 보조원이라는 극단적인 조합이 만들어내는 우정의 서사,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케빈 하트라는 이름값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실화바탕 영화 [업사이드], 어떤 이야기인가
제가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첫 10분 만에 "아, 이거 원작이랑 구조가 거의 똑같네"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업사이드(The Upside, 2017)]는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Intouchables, 2011)]을 할리우드가 공식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리메이크(Remake)란, 기존 작품의 스토리 구조와 캐릭터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새 배우·새 언어·새 문화권으로 재제작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실화의 배경은 프랑스 귀족 필리프 푸아종과 그의 보조원 압둘 바산투의 실제 이야기입니다. 미국판은 이 두 인물을 각각 전신마비 재력가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과 전과자 출신 델(케빈 하트)로 재해석했습니다. 전신사지마비(quadriplegia)란 목 아래 사지의 운동·감각 기능을 모두 잃은 상태로, 일상의 모든 부분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필립이 처한 상황이 바로 그것입니다. 영화는 이 조건에서 출발해, 두 사람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가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제가 직접 확인한 바로는, [언터처블]은 출처: IMDb - Intouchables(2011) 기준 평점 8.5를 기록한 역대급 흥행작입니다. [업사이드]는 같은 이야기를 가져왔지만 배우진과 문화적 맥락을 바꿔 미국 관객에게 맞게 재조립했습니다. 니콜 키드먼이 델의 고용을 반대하는 비서 이본느 역으로 등장해 극에 긴장감을 더하는 구조도 눈에 띕니다.
- 원제: The Upside (2017년 제작, 미국 개봉 2019년)
- 원작: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Intouchables, 2011)]
- 주연: 브라이언 크랜스톤(필립), 케빈 하트(델), 니콜 키드먼(이본느)
- 장르: 실화 바탕 휴먼 드라마 / 코미디
- 실화 주인공: 프랑스의 필리프 푸아종과 압둘 바산투
원작비교로 드러나는 한계, 그럼에도 볼 이유
원작을 이미 본 사람이라면 이 지점에서 고민이 생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언터처블]이 주었던 충격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계급과 인종의 경계를 허무는 날것의 유머와 인물 간의 날카로운 감정선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리얼리즘(Realism), 즉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서사 방식이 그 매력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업사이드]는 이 리얼리즘을 할리우드 휴먼 드라마 공식에 맞게 다듬었습니다.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다시 말해 인물이 이야기를 거치며 내면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하는 서사 구조가 지나치게 매끄럽게 설계되어 있어서,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원작이 가졌던 그 예측 불가능한 날것의 긴장감이 많이 사라져 있습니다. 두 인물의 관계 변화가 너무 수순대로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보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것은, 원작을 모르는 채로 접근하면 충분히 감동적이고 재밌다는 점입니다. 브라이언 크랜스톤의 절제된 연기와 케빈 하트의 에너지는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고유한 케미스트리(Chemistry), 즉 함께 있을 때만 나오는 독특한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냅니다. 이건 원작의 그것과 비교하기보다 그 자체로 감상하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출처: Rotten Tomatoes - The Upside 기준으로 관객 점수는 80%를 넘기며, 평론가와 일반 관객 사이의 평가 괴리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이 영화가 비평적 완성도보다 정서적 공감에 훨씬 강한 작품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오락성과 감동의 균형을 잘 잡은 영화를 찾는 분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업사이드]와 [언터처블] 중 어떤 걸 먼저 봐야 하나요?
A. 제 경험상 원작 [언터처블]을 먼저 보시는 걸 권합니다. 원작이 주는 날것의 감정을 먼저 경험하고 나서 [업사이드]를 보면, 두 작품이 같은 이야기를 얼마나 다르게 해석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생깁니다. 반대로 [업사이드]를 먼저 보면 원작을 볼 때 이미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점이 아쉬울 수 있습니다.
Q. 이 영화, 실화를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했나요?
A. 실화 주인공인 필리프 푸아종과 압둘 바산투의 이야기를 골격으로 하되, 할리우드 드라마 공식에 맞게 각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인물의 이름과 배경, 일부 에피소드가 변경되었고, 갈등과 화해의 흐름도 원래 사실보다 훨씬 매끄럽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실화의 세부 내용이 궁금하다면 두 실제 인물이 직접 쓴 회고록을 찾아보시는 게 도움이 됩니다.
Q.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이 영화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주나요?
A. 전신사지마비 상태를 신체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내면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유지하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과장 없이 절제된 방식으로 필립의 외로움과 유머를 동시에 표현하는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브라이언 크랜스톤 특유의 무게감이 이 영화 전체의 감정 중심을 잡아준다는 점이었습니다.
Q.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나요?
A. 서비스 제공 여부는 국가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답변이 어렵습니다. 넷플릭스 외에도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유료 대여나 스트리밍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으니, 현재 이용 중인 플랫폼에서 직접 검색해 보시는 게 가장 빠릅니다.
결론
정리하면, [업사이드]는 프랑스 원작의 날카로운 감정선을 기대하고 접근하면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리얼리즘 대신 오락성을 선택한 할리우드 리메이크의 전형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이 영화를 그 자체로 놓고 볼 때 브라이언 크랜스톤과 케빈 하트가 만들어내는 케미스트리와 따뜻한 감동은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는 점입니다.
원작을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업사이드]부터, 원작을 이미 보셨다면 두 영화를 나란히 비교하며 감상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같은 실화를 서로 다른 문화가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보는 것 자체가 꽤 흥미로운 경험이 됩니다. 좋은 영화 한 편이 필요한 날, 부담 없이 틀기 좋은 작품입니다.